1. 사월에 걸려온 전화 / 정일근 님
사춘기 시절 등교길에서 만나 서로 얼굴 붉히던 고 계집애 예년에 비해 일찍 벚꽃이 피었다고 전화를 했습니다
일찍 핀 벚꽃처럼 저도 일찍 혼자가 되어 우리가 좋아했던 나이쯤 되는 아들아이와 살고 있는, 아내 앞에서도 내 팔짱을 끼며, 우리는 친구지사랑은 없고 우정만 남은 친구지, 깔깔 웃던 여자 친구가>꽃이 좋으니 한 번 다녀가라고 전화를 했습니다.
한때의 화끈거리던 낯붉힘도 말갛게 지워지고 첫사랑의 두근거리던 시간도 사라지고 그녀나 나나 같은 세상을 살고 있다 생각했는데 우리 생에 사월 꽃잔치 몇 번이나 남았을까 헤아려보다 자꾸만 눈물이 났습니다
그 눈물 감추려고 괜히 바쁘다며 꽃은 질 때가 아름다우니 그때 가겠다. 말했지만 친구는 너 울지, 너 울지 하면서 놀리다 저도 울고 말았습니다.
골목 어디에선가 할머님이 나와 저를 부를 것만 같습니다
지금도 원동딸기밭에는 딸기가 익어가고 소녀는 아줌마가되어 살고있겠지요
2.. 원동 언덕배기에서 한 남자가....흐르는 강의 가슴..
손짓하듯 흘러가는 봄의 한조각..
향기로운 이 행복의 기운에..
마냥 달콤하기만 한데..
유유히 흐르는 강의 흐름과..
내 앞을 스쳐 가버리는 열차의 행렬에..
이 봄..
그리운 것들의 눈길은 나를 기억하는지..
설레는 봄 속에서도..
흐르고 있었던 내 그리움..
화려한 벚꽃사이로 가리마 같은 빤한 길을 보니 아련한 고향길같아 울었습니다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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왜 고향을 떠나왔는지 .그레서 행복하냐고 물어보지도 못했습니다
